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치고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김용(구속)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불법 대선 자금’ 8억여원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선은 자금이 나오니까 돈이 필요 없지만, 경선 때는 (선거 비용이) 안 나오지 않느냐”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으로 김 부원장에게 돈을 전달하게 된 계기를 28일 밝혔다.

유씨는 이날 ‘대장동 사건’ 재판이 끝나고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유씨는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가 ‘대장동 일당’과의 대화를 수년간 녹음한 것을 검찰에 제출한 것 관련 “내가 볼 때는 누구한테 협박 같은 것을 받은 것 같다”며 “재판을 쭉 보면 자기(정 회계사)가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기에게 불리한 건 다 빼고 (검찰에게) 갖다준 것 아닐까”라며 “자기는 이 사업에 관여 안 하고 용역이었다는 식으로, 저 사람들이 불법을 저질렀으니 이상한 사람들이다는 스탠스 같아 보인다”고 했다.

유씨는 이날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최근 이 사건 관련 입장을 내놓는 것과 관련해 “그 사람들 말이 좀 안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소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사업 이익 환수를) 자기가 했다고 말을 했으면 그러면 끝까지 내가 했다 그래야 한다”며 “근데 좀 이상하니까 발 빼고 쟤들이 했어 이렇게 돼버리면 그건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어 이날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등의 증언으로 이재명 대표에게도 ‘대장동 수익’ 지분이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나온 것에 대해 “그건 밝혀질 것이다. 죄지었으면 다 밝혀진다. 흔적이 남을 것이니깐”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램 정무방이 언제부터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유씨는 “(이재명 성남)시장 때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유씨가 지난해 자신이 압수수색 직전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 텔레그램 앱에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 부원장이 참여했던 ‘정무방’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