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맨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 중에 고(故) 김문기(맨 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 유동규(가운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찍은 사진.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제공

‘대장동 특혜 비리’로 재판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015년 호주에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 자신이 함께 골프를 쳤던 장소 등을 검찰에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본인이 성남시장이던 때에는 김문기씨를 몰랐다고 수차례 말했고, 검찰은 이 대표의 이런 말이 거짓이라며 지난 9월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이 대표 공소장에서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에 대해 김씨로부터 ‘대면 보고’를 ‘수시로’ 받았다고 밝혔다. 대장동 사업 핵심 실무자였던 김씨는 작년 12월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극단 선택을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유동규씨는 최근 검찰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구속)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 자금’ 8억여 원 수수 혐의에 대해 진술하다가 “이 대표가 김씨를 몰랐을 수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2015년 1월 6~16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김문기씨 등과 함께 호주, 뉴질랜드로 출장 갔던 상황을 자세히 밝혔다고 한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2015년 1월 12일에 이 대표와 유씨, 김씨가 호주에서 함께 골프를 쳤다. 유씨는 당시 골프를 쳤던 장소를 밝히며, “이 대표와 나, 김문기씨가 함께 카트를 탔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의 진술은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은 지난달 18일 1차 준비 기일이 열렸고, 오는 22일 2차 준비 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향후 이 대표 재판에서 유씨 진술을 증거로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씨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부원장 등 세 명은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대장동 사업을 위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추진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이었던 최윤길 전 의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2010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유씨와 정 실장, 김 부원장은 성남 ‘이너 서클’ 핵심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