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2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6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자신이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공식 캠프에서 활동하며 이 대표 당선에 대비해 인재를 물색하는 등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최근 유동규씨로부터 작년 1월 대선을 준비하던 이 대표(당시 경기지사)에게 민주당 친문 윤건영 의원을 소개해줬다는 진술을 받았고, 이와 관련한 통화 내역도 입수했다고 한다.

당시 유씨가 윤 의원을 경기도 지사실로 초청해 이 대표와 만났고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은 이 대표에게 “청와대에 들어가면 사람을 뽑기 쉽지 않으니 미리 캠프에서 뽑아서 준비해두라”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유씨와 윤 의원 간 통화 내역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건영

이 대표는 이달 초 당대표 비서실 명의로 “유동규씨는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 2021년 대선 경선, 2022년 대선 등 단 한 차례도 이 대표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씨의 진술은 공식 캠프 직함은 없었지만 대선을 앞두고 비공식 캠프 역할을 했다는 뜻이어서 이 대표 측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유씨는 이후 이 대표 당선을 대비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외곽에서 ‘별동대’로 활동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씨에게 “이 대표와 같이 활동하는 정치인이나 이 대표 측 관계자가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 있는 변호사들 상당수도 내가 소개한 것”이라는 진술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유씨는 이런 과정을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구속 기소) 당시 경기도 정책실장에게도 보고했으며, 이는 정진상씨를 통해 이 대표에게도 전달했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씨 이외의 다른 대장동 관계자로부터도 “당시 유동규가 정민용(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에게 ‘내가 3성 장군을 인터뷰했고,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그 사람이 국방부 장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유동규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건영 의원 측은 “작년 1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만난 것은 맞는다”며 “친(親)이재명 의원들의 소개로 만난 것이며 유동규씨 소개로 만났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