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패배 후 실망감을 드러내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하면서 김 전 회장을 안심시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뉴스1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작년 3월 대선 이후 이화영 전 지사에게 ‘방북을 하지 못했고, 대선에도 졌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당시 이 대표가 도지사를 맡고 있던 경기도가 추진하던 북한 스마트팜 개선 사업 비용 500만 달러, 이 대표의 방북 경비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는데 결국 이 대표가 방북도 못하고 대선에서 떨어져 실망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이 보는 앞에서 이 대표와 통화를 했고, 이 전 부지사에게 ‘이 대표가 (민주당) 대표가 되거나 국회의원이 되면 쌍방울은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란 말을 들었다’는 취지로 김 전 회장이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쌍방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 시작되자 작년 5월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도주했다. 김 전 회장은 해외 도피 8개월만인 지난달 10일 태국에서 체포됐고, 국내로 송환돼 구속됐다.

검찰은 또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구속) 당시 경기도 대변인도 대북 송금을 알았다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북한에 500만 달러를 보낸 후에 만난 김용씨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쌍방울이 자신의 방북 등을 위해 불법 대북 송금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다”며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