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산업개발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억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무관이 지난해 대우산업개발 이모 회장과 수차례 만났던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해당 만남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갔는지 의심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서울경찰청 간부의 뇌물수수 의혹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수처 수사3부(부장 송창진)는 서울경찰청 A 경무관이 강원경찰청에 근무하던 지난해 이모 대우산업개발 회장과 여러 차례 만난 정황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수사 무마 의혹과의 관련성은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A 경무관은 지난해 상반기 대우산업개발 고위 임원진으로부터 “대우산업개발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원을 약속받고, 실제 1억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의 수사 대상에는 이 회장도 포함돼 있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작년 1월 이 회장과 한모 당시 대표 등을 외부감사법 위반, 배임·횡령, 탈세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지난 24일 A 경무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A 경무관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2021년 1월 출범한 공수처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자체적으로 범죄 첩보를 인지해 수사로 전환한 사건이다. 공수처는 지난 17일 신규 임용된 검찰 ‘특수통’ 출신 송창진 부장검사를 최근 수사3부로 배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