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씨가 1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방송인 박수홍(53)씨가 자신의 재산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친형 박모(55)씨 부부의 재판에서 이례적으로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친형 측이 박수홍씨 전 연인의 실명이 포함된 자료를 공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수홍씨는 과거 해당 여성과 결혼을 하려했지만 친형 측의 반대로 헤어졌었다.

박수홍씨는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1부(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친형 박씨 부부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수홍씨가 직접 법정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재판 과정에서 친형 측 변호인은 박수홍의 전 연인 실명이 포함되어 있는 법인 급여대장 자료를 제시하며 허위직원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수홍씨는 “정말 비열하다. (친형 측은) 내가 십수년 전 (해당 여성과) 결혼 못하게 한 장본인이다”라며 “횡령 본질과 상관없이 나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이고, 2차 가해”라며 분노했다.

친형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그렇게 비방하는 표현을 함부로 쓰시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박수홍 측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자료에 나온 이름을 충분히 가릴 수도 있었는데 그대로 공개했다”며 “박수홍씨 입장에서는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저번 증인신문에서는 박수홍씨 부인을 언급하기도 했다. 쟁점과 관련 없이 박수홍씨를 흠집 내기 위한 직간접적인 행동이 아닌가”라고 했다.

친형 박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연예 기획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회삿돈과 박수홍 개인 자금 등 약 61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 됐다. 박씨의 아내는 횡령에 일부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서 박수홍씨는 “(친형은) 지난 수많은 세월 동안 저를 위하고 제 자산을 위한다고 얘기하고 저를 기만했다”며 “이건 단순한 횡령 범죄가 아니다. 제가 고소를 하자 저와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을 인격 살인했다”고 했다. 검사가 친형 박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지 묻자, 박수홍씨는 “강력히 원한다”고 답했다. 반면 친형 박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