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의원이 25일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2월 1심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지 8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강백신)는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뇌물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곽 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51분쯤 검찰에 출석하면서 “검찰이 2년째 저를 조사하고 있는데 저와 관련된 자료는 아무 것도 없다. (대장동 사업은) 저와 무관하다”고 했다. 또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받은 성과급으로 곽 전 의원의 보석 보증금을 대신 냈다는 전날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제가 구속돼 있었고 아내가 사망해 집에 가족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아들이 보석 보증금을 냈고, 출소한 다음 변제했다. 한두 차례 지원을 주고받았다고 경제 공동체인가”라고 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 중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는 것을 무마해주고 그 대가로 병채씨를 통해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병채씨는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근무하다가 2021년 4월 퇴직하면서 성과급과 퇴직금 등 명목으로 약 25억원(50억원에서 세금 등을 공제)을 받았는데, 검찰은 곽 전 의원이 병채씨와 공모해 범죄수익을 정당한 대가인 것처럼 속여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을 재판에 넘겼지만 1심 재판부는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는 위기가 존재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곽 전 의원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병채씨가 받은 50억원이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기는 하지만, 그가 곽 전 의원으로부터 독립해 별도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이를 곽 전 의원이 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이후 병채씨를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입건한 뒤 최근까지 보강 수사를 이어 왔다. 또 곽 전 의원 부자에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곽 전 의원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