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7일 대장동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때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자체가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 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유씨에게 “2021년 9월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씨에게 ‘제가 다 책임지겠다. 묻고 가겠다’고 말한 의미가 뭐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씨는 “그때는 사실 죽을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당시는 유씨가 정씨에게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가 검찰에 대장동 녹취록을 들고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던 때였다.

이어 검찰은 “증인(유동규)이 혼자 (대장동) 사업자를 선정했고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씨는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수사 기관에 말하기로 했었다는 취지였느냐”고 물었다. 유씨는 “(제가 혼자) 잡혀 가든 무슨 일이 생기든 제가 떠안겠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증인(유동규)이 목숨을 던져서 돌아가신다고 하면 이 대표나 정씨에 대한 수사나 처벌이 안 되는 것이냐”고 물었고, 유씨는 “이 대표와 정씨와 생각을 교류하면서 제가 중간에서 한 일들은 제가 없으면, 중간이 잘리기 때문에 처벌이나 수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유씨는 “만약 제가 죽고 없었다면 이 대표와 정씨가 뻔뻔하게 (저에게 혐의를 떠미는 식으로) 증언하는 내용들을 훨씬 더 심하게 했을 것”이라며 “(이 대표나 정씨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자체가 끔찍하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 대표는 유씨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 대표 측은 유씨 증언이 시작되기 직전에 “바쁘다. 먼저 나가도 되겠느냐”고 했지만 재판부가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