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피습으로 잠시 멈췄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재판이 오는 23일부터 다시 열린다. 재판부는 이 대표의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씨에 대한 증인 신문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10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병원을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병원 밖에서 기다리는 취재진 앞에서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났다. 2024.1.10 / 이태경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는 12일 이 사건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재판 일정을 논의했다. 이날 재판은 흉기 피습으로 입원 치료 중이던 이 대표가 지난 10일 퇴원한 이후 처음 열렸다. 정식 재판이 아니어서 이 대표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사건 재판은 앞서 핵심 증인이었던 지난달 유씨의 교통사고와 최근 이 대표의 피습 사건이 이어지면서 한달 가까이 재판이 멈춘 상태였다.

재판부는 “유동규씨 측에 연락하니 수술하지 않아 출석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바로 증인 소환이 가능해 1월 23일에 다음 기일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2월 중순 법관 정기 인사에 따라 배석 판사가 바뀌는 등 재판부 변경에 따른 공판 갱신 절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판 갱신 절차는 재판부가 바뀌게 되면 후임 법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앞서 진행한 절차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공판 갱신 절차를 1개월 안에 끝내고, 재판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재판부는 “배석판사만 바뀌는 데, (녹음을 법정에서 모두 재생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며 “내용 고지를 하는 방식으로 하면 빨리 끝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갱신 절차에는 피고인도 출석해야 할 테니 한 달 정도 기간에 2∼3번 절차를 진행하며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서 중요한 부분을 발표할 기회를 드리면 어떨까 한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은 당분간 재판 출석이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빨리 당무에 복귀하고 재판도 차질 없이 하도록 하겠다고는 하지만, 의료진 소견과 퇴원 당시 모습을 보니 당분간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말하는 것조차도 상당히 힘들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과거에도 언급했지만 이 대표 일정에 맞춰 재판을 진행하면 끝이 없다”며 재판을 열기로 했다. 그러면서 오는 23일 재판을 열고, 앞서 예정됐던 유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씨에 대한 이 대표 측의 반대신문을 오는 23일부터 26일, 30일 세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또 다음달 6일과 16일은 재판 준비절차를 진행하고, 법관 정기 인사 이후인 다음달 20일부터 정식 재판을 열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방문 중 김모(67)씨가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렸다. 그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뒤 헬기로 이송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고 10일 퇴원했다. 현재는 자택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백현동 의혹·고(故) 김문기 허위 발언’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과 ‘검사 사칭 위증교사’ 혐의 재판도 각각 오는 19일, 22일 예정돼 있다. 이 대표 측이 재판 출석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나머지 재판도 진행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