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범' 김길수가 작년 11월 6일 오후 검거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이 구치소 수감 중 병원에 나온 틈을 타 도주했던 김길수에 대해 1심에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특수강도 혐의로 먼저 기소됐던 김길수는 도주 혐의가 추가돼 구형량이 늘었다.

검찰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 심리로 열린 김길수 결심 공판에서 “국민 불안감을 야기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특수강도를 사전에 계획했고 피해 금액도 크다”며 “특수강도 혐의로 체포돼 구속된 상황에서 반성 없이 60시간가량 도주했다”고 지적했다.

김길수 변호인은 “의도적으로 도주 계획을 세운 게 아니라 교도관이 자발적으로 수갑을 풀어준 것”이라며 “세면 마치고 와보니 아무도 없어 비상구를 통해 도주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도주 사건이 언론에 보도돼 김길수는 물론 죄 없는 가족까지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을 고려해 최대한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길수는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며 사과했다.

김길수는 작년 9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강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SNS에서 활동하는 불법 자금 세탁 조직원을 속여 만난 뒤, 상대가 들고나온 현금 7억400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나 경찰에 작년 10월 30일 최초 체포됐다.

그런데 김길수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작년 11월 4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도주했다. 김길수가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자 교도관들이 수갑 등을 풀어줬고, 그 사이에 병원 직원복으로 갈아입고 달아난 것이다. 김길수는 이틀 만인 그해 11월 6일 밤 의정부시에서 검거됐다.

당초 검찰은 지난 1월 김길수에게 특수 강도 사건으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곧이어 도주 혐의로 추가 기소되면서 재판이 병합‧재개됐다. 김길수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4일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