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뉴시스

대출이나 휴대전화 개통 등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적장애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여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는 상해치사와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2월 27~31일 인천시 부평구 한 빌라에서 함께 살던 지적장애인 여성 B(21)씨를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파이프와 플라스틱 옷걸이 등으로 B씨를 20여차례 폭행하거나 뺨을 때렸다.

A씨는 남자친구 C(23)씨와 가출청소년 D(19)군과 함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와 D군은 B씨의 입안과 팔‧다리 등에 장난감 비비탄총을 쐈고, 소주와 맥주, 담뱃재, 가래침 등을 섞은 벌주를 강제로 마시게 했다. 또 B씨 몸에 찬물을 뿌린 다음 1시간 30분 정도 방치하기도 했다.

A씨 등은 “갈 곳이 없다”고 글을 인터넷에 올린 B씨에게 접근해 “우리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도와주겠다”며 자신들의 집으로 데려온 뒤, 휴대전화 개통과 대출 등을 여러 차례 요구했다. A씨 등은 B씨가 이를 거절하자 폭행했다.

B씨는 A씨 등의 지속된 폭행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2022년 1월 12일 급성 신장손상 등으로 숨졌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수일에 걸쳐 폭행해 치명적인 상해를 가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결국 생명을 잃었다”며 “피해자의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하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C씨와 D군은 지난해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8년 8개월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