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끝난 7일 오후 수원지법 앞에서 김현철 변호사(왼쪽)와 김광민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7일 법원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불법 대북 송금’ 혐의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이 전 부지사측 변호인들은 “편파적 판단”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현철 변호사와 김광민 변호사는 선고공판이 끝난 뒤 수원지법 청사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말도 안되는 김성태(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말을 (재판부가)받아들였다”고 했다.

김현철 변호사는 “재판부가 편파적으로 증거를 취사선택했다”며 “재판부가 ‘이화영 때문에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하게 됐고, 이화영이 쌍방울 대북사업에 영향력을 미쳤다’고 판단했는데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는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으로 주가가 폭등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북사업을 하겠다는 의도로 이 사건이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은 주식담보 대출 여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대북사업을 시도했던 것인데, 재판부는 이런 정황을 모두 외면하고 검찰 의견서를 취사선택했다”며 “이화영이 쌍방울 대북사업에 관여했다면 국정원이 이를 놓쳤을 리 없다”고 했다.

그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을 부패 뇌물 사건으로 조작해 구속했던 세르지오 모루 판사가 떠오른다”며 " 굳이 특검 안 하더라도 이 사건 수사 기록에는 검찰이 자신이 주장하는 것과 모순되는 증거가 즐비하다. 다음 항소심에서 평균적인 법관이 판단한다면 (1심) 결과는 바뀔 것”이라고 했다. 항소 여부에 대해선 “형수님(이 전 부지사 아내 백모씨)과 상의해서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너무 긴 시간 동안 고생하는 이화영 선배님께 가슴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가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 /김광민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김광민 변호사도 재판부 판결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그는 “재판부는 ‘쌍방울 정도 되는 규모에서 CEO가 오로지 주가 상승을 위해 무모한 일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는데 귀를 의심했다”며 “김성태는 정직하고 이화영은 거짓말쟁이라는 전제를 깔고 재판했다. 이 판결은 전제 사실 자체가 잘못됐다. 이 재판이 어떻게 정당하고 정의로운 재판이라고 할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부지사 측 지지자들은 변호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호응하며, “맞습니다” “검찰이 짜고 쳤다” “정치검찰 해체하라”고 소리쳤다.

이날 김광민 변호사는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ㅆㅂ”이라는 욕설로 추정되는 자음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XX(욕설)맞나” “하는 짓거리 보니 한심하다” “죄값을 받으라”는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한편, 쌍방울 그룹의 불법 대북송금에 관여하고, 수억원 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는 이날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쌍방울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비 등을 대신 북한에 지급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