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위반의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이 지난 21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1

규정 위반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강원경찰청은 직권남용 가혹행위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중대장 A씨와 부중대장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23일 강원 인제군 육군 12사단 신병훈련소에서 숨진 C씨 등 훈련병 6명에게 규정 위반의 군기훈련을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C씨를 숨지게 한 혐의다. C씨는 군기 훈련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달 22일 취침 점호 이후 C씨 등 6명의 훈련병이 떠들었다는 이유로 다음날인 23일 A씨에게 구두 보고 이후 승인을 받아 군기훈련을 시행했다.

군기훈련은 실시 전 훈련 대상자에게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해명 기회를 부여한 뒤 실시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하지만 이 과정은 생략됐다.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육군 훈련병의 영결식이 지난달 30일 오전 전남 나주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뉴스1

특히 B씨는 보급품을 모두 지급받지 못한 훈련병들에게 군장의 빈 공간을 책으로 채우게 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완전군장을 지시한 뒤 군기훈련을 시켰다.

A씨는 완전군장 상태에선 걷기만 가능한 군기훈련 규정을 무시한 채 뜀걸음과 팔굽혀펴기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군기훈련 과정에서 쓰러진 C씨의 위급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응급처치를 지체해 C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21일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