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강원 영월에서 발생한 이른바 '영월 농민회 살인 사건'의 피의자 A(59·당시 40세)씨가 28일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춘천지검 영월지청 현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0년 전 강원 영월군에서 발생한 영월농민회 살인 사건의 피의자 A(59)씨가 구속됐다.

28일 춘천지법 영월지원 여동근 영장전담 판사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크고 도망갈 염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사건 발생 20여년 만인 지난 26일 살인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월농민회 살인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지난 2004년 8월 9일 오후 강원 영월군 영월읍 농민회 사무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사무실에선 모 영농조합 간부 B(당시 41세)씨가 목과 배 등을 흉기로 수십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B씨에게서 반항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바지 주머니 속 10여만원이 든 지갑이 그대로 있는 점 등을 이유로 면식범의 소행으로 판단, 수사를 벌였으나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해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었다.

그러나 2020년 6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당시 사건 현장의 족적과 유력 용의자의 족적이 99.9% 일치한다는 소견이 나오면서 경찰은 당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던 A씨를 같은 해 11월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범행 현장에서 ‘샌들’ 족적을 확보한 뒤 족적과 일치하는 샌들 주인인 A씨를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였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법원을 찾은 A씨는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법원 관계자는 “범죄 사실이 소명된데다 살인 사건 현장에 동일한 샌들 족적이 다수 발견됐고, 족적을 남긴 인물이 피해자를 살해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