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12억원어치를 국내에 유통한 40대 남성이 벌금 25억원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달 4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식약처 조사관이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날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을 위조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제조·판매한 형제 2명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 의약품 제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5억원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선고했다.

조씨는 2018년 ‘황대표’라고 불리는 공급책과 함께 의약품 ‘비아그라’ ‘시알리스’와 비슷하게 제조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국내에 유통하기로 했다. 중국 광저우와 베트남 하노이에 살던 조씨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문을 받고 차명계좌로 돈을 받으면, 황대표가 가짜 약을 배송하는 등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다. 가짜 약을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조씨가 직접 개설해 관리했다고 한다.

이러한 수법으로 조씨는 2018년 4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총 12억 1400만원 상당의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18만 2087정을 사이트에서 판매했다. 치료제는 1정당 약 6667원에 판매됐다.

재판부는 “조씨가 판매한 위조 발기부전 치료제의 양과 매매대금의 상당해 죄책이 무겁다”며 “조씨는 인터넷에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며 약 3억원의 수익을 얻었고, 위조 약을 적극 홍보하기까지 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위조된 의약품은 사람의 생명·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져올 수 있고, 경우에 따라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의약품 안전에 관한 불신이 확산되고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어 엄히 처벌할 필요가 크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전문·조직적인 판매상이나 중간공급책 역할을 한 것은 아니고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져 일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된 사정이 엿보인다”며 “이미 판매 사이트를 처분한 뒤 현재 베트남에서 정상적인 업체에 취업해 배우자와 딸을 부양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