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 대법관 후보자./법원행정처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의 20대 딸이 서울 용산구의 7억원대 다세대주택을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에서 장녀 조모(26)씨가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9평짜리 신축 다세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조씨는 2022년 8월 이 집을 7억7000만원을 주고 매수했다고 한다.

이 후보자 측에 따르면, 조씨는 2억6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끼고 해당 주택을 구입했다. 전세금을 제외한 5억1000만원 중 3억800만원은 이 후보자의 배우자인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았다. 2억200만원은 아버지에게 빌렸다. 증여 신고와 세금 납부는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조씨는 아버지로부터 빌린 2억200만원을 주식 투자를 통해 작년 5월에 갚았다. 그는 아버지의 추천으로 2017년 스타트업인 A사의 비상장주식 1200만원어치(800주)를 매수했는데, 당시 주당 1만5000원이던 주가가 6년만에 주당 50만5000원으로 올랐다. 조씨는 급등한 주식 일부를 부친에게 양도하는 방식으로 차용금을 모두 상환했다.

이 후보자는 “A사는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단기간에 유망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그에 따라 후보자의 딸이 보유한 주식 가치도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사는 후보자 배우자의 옛 부하 직원이 설립한 회사다. 이 후보자는 “후보자의 배우자가 A사를 믿고 투자한 것”이라면서도 “5년 만에 주식 가격이 급등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실패한 적도 많다”고 했다. 조씨는 2022년 12월부터 3개월간 A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가 신고한 딸의 재산은 6억6000만원이다. 이 후보자는 딸의 재산 형성 경위에 대해 “성년이 된 자녀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금액을 증여했다”며 “신생 회사의 주식 취득 기회를 갖게 됐고 회사 가치가 상승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자녀들이 나이와 경력에 비해 많은 재산을 보유하게 됐는데, 국민들의 입장에서 생경함과 의구심을 느끼셨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자녀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 과정에서 성실히 증여세 등 세금을 납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자 부부는 2019~2023년 사이 총 3억8040만원을 사회복지법인, 대학 발전기금 등에 기부했다. 대법관 후보자 제청 전인 올해 4~5월에는 사랑의열매에 총 3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이밖에 청소년 단체에 13년 간 매달 정기 후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자녀들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꾸준한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