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강원 영월에서 발생한 이른바 '영월 농민회 간부 살인사건'의 피의자 A(59·당시 39세)씨가 지난달 28일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춘천지검 영월지청 현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04년 강원도 영월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20년 만에 법정에 서게 됐다.

춘천지검 영월지청(지청장 김현우)은 살인 혐의로 A(59·당시 39세)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4년 8월 9일 오후 강원 영월군 영월읍 한 영농조합 사무실에서 영농조합 간부 B(당시 41세)씨를 흉기 등으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직후 범인 검거를 위해 수사를 벌였으나,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고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6월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당시 사건 현장의 족적과 유력 용의자였던 A씨의 족적이 99.9% 일치한다는 의견을 전달받았고, 같은 해 11월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교제하던 여성이 B씨와 사귀게 되자 B씨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해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사 초기 용의 선상에 올랐던 A씨는 사건 발생 시각에 영월의 한 계곡에서 가족 등과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고 알리바이를 대며 용의 선상에서 제외된 바 있으나, 검찰은 계곡에서 물놀이 중 A씨가 술을 사오겠다고 자연스럽게 계곡을 나온 뒤 차량을 운전해 30여분 거리에 있는 B씨의 사무실로 이동, B씨를 살해하고 다시 계곡으로 복귀했다는 결론을 내놨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유족에 대한 법률 구조 등 피해자 지원 절차를 개시했으며, 피고인에게 범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구속 기소된 A씨는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