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취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의혹 당사자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주변에 “노 전 실장이 내게 CJ 계열사에 가라고 먼저 제안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이 물류 분야 전문성이 없는 이정근씨 등 정치권 인사 2명을 한국복합물류 상근 고문에 앉히기 위해 국토부 공무원을 통해 한국복합물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최근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2년 9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이씨가 지난 2020년 8월 25일 한 호텔에서 사업가 박모씨를 만나 “(노영민) 비서실장님이 나한테 CJ 어딜 가라고 했다. 그래서 그걸 의논하러 갔다”라고 말한 내용이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는 “비서실장님이 나한테 CJ를 가라고 했는데 내가 안 간다고 그랬잖아. CJ 본사도 아니고 계열사야”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씨는 그해 8월 CJ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복합물류에 취업해 연봉 1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씨가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노 전 실장을 만났고, 그 직후 노 전 실장에게 ‘실장님 찬스뿐’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씨는 2021년 초 노 전 실장과 함께 있으면서 박씨에게 전화를 바꿔줬는데, 이때 노 전 실장이 “이정근 위원장하고 아주 각별하게 지낸다. 회장님께서 앞으로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이씨는 박씨에게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 2개월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