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000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고발당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유명 유튜버인 ‘쯔양’(본명 박정원)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는 의혹을 받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등에 대해 23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 정현승)는 이날 “유명 유튜버인 피해자로부터 5500만원을 갈취한 공갈 혐의, 피해자에 대한 협박, 강요 혐의를 수사해 오늘 피의자들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밝힌 피의자들은 사회적 관심이 쏠린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이른바 ‘사이버 레커’들로, 유튜버 구제역(이준희)과 주작감별사(전국진) 등 2명이다.

검찰은 전날(22일) 이들을 검찰청으로 불러 12시간 동안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이들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지 나흘 만이다. 이들에 대한 영장 실질 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이르면 오는 25일, 늦어도 26일쯤 수원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수원지검은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에 구제역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자, 이튿날(16일) 사건을 이송받아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쯔양의 법률대리인도 구제역 등을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구제역은 쯔양 측을 협박해 그의 과거에 대한 이른바 ‘리스크 관리’ 계약 명목으로 55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쯔양이 과거 술집에서 일했다는 것 등을 빌미로 다른 유튜버들에게 협박당했다”는 콘텐츠를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가로세로연구소는 구제역과 전국진 등의 유튜버들이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쯔양(오른쪽)과 김태연 변호사. /쯔양 유튜브

이후 쯔양이 직접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전 남자친구의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강제로 일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구제역은 이미 또 다른 명예훼손 등 사건들로 수원지법에 기소돼 8개의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 사건을 포함해 7건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은 지난 16일 스스로 검찰 조사를 받겠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일방적으로 출석했지만 조사를 받지 못했다.

구제역은 이와 관련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구제역은 “쯔양을 공갈·협박한 적 없다. 돈은 쯔양 측에서 (폭로를 막아 달라고) 먼저 요구한(준) 것”이라고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약점을 이용해 금품을 갈취하고 허위 영상을 게시하거나 ‘사적 제재’를 내세워 2차 가해를 하는 등의 범행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반복적·악의적·중대 범행은 적극적으로 구속 수사 하라”고 했다. 또 “피해 정도가 중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공판에 회부하고, 범죄 수익은 철저히 추적 후 몰수·추징 보전과 민사소송 등을 활용해 환수하라”고 했다.

한편, 구글코리아는 이날 유튜브 카라큘라, 구제역, 전국진 등 세 채널에 대해 ‘수익 정지’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