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400억원 규모의 SM엔터테인먼트(SM)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8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김 위원장을 구속 기소하고,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불구속 기소했다. 카카오엔터도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재판에 넘겼다.

김 위원장 등은 작년 2월 28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명의로 190차례에 걸쳐 SM 주식 13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앞서 같은 달 16·17·27일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명의로 363차례에 걸쳐 1100억원 상당을 매입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경쟁사인 하이브의 SM 인수를 막기 위해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SM 시세를 조종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작년 2월 7일 SM과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계약을 맺고, SM 지분 약 9.05%(1주당 9만1000원)를 싸게 확보하려고 했다. 2022년 말 기준 부채 1조5518억원, 당기순손실 4380억원을 기록한 카카오엔터의 경영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카카오의 계획은 SM 창업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카카오의 주식 인수 중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이즈음 하이브가 시세보다 높은 12만원을 공개매수가로 제시한 뒤 장외에서 SM 지분 확보에 나서자 카카오의 시세조종이 이뤄진 것이다.

검찰은 이런 시세조종이 김 위원장 지시로 이뤄졌고, 수사에 앞서 카카오 임직원들이 입을 맞추고, 대책을 논의한 대화방을 삭제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