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새 이사 6명을 선임한 데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이 방통위를 상대로 “새 이사 임명 처분을 막아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새 이사들 취임은 미뤄지고, 지난 12일 임기가 만료된 권 이사장 등 현 이사들은 직무를 이어가게 됐다. 방문진 새 이사 취임 후 예정돼 있던 MBC 경영진 교체 등은 지연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이날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권 이사장 등이 낸 본안(임명 무효) 소송 1심 선고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 체제’로 구성된 방통위의 새 이사 임명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은 후임 이사가 임명될 때까지 방문진 직무를 수행할 권한이 있어 새 이사가 임명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며 “신청인들이 낸 본안 소송에서 방통위 2인 체제의 임명에 대한 적법성을 다툴 여지도 있다”고 했다.

한편 같은 법원 행정6부는 방문진 이사 지원자인 조능희 전 MBC플러스 사장 등이 낸 집행정지 신청은 기각했다. 이 재판부도 방통위 2인 체제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봤지만, 이들은 지원자에 불과해 법률상 손해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법부의 판단은 늘 존중한다”면서도 “항고심에서 다시 판단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