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지난 7월 26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명 먹방 유튜버인 ‘쯔양’(본명 박정원)의 과거 사생활 등을 폭로할 것처럼 협박해 돈을 뜯어내고, 쯔양의 정보를 사이버 레커 유튜버에게 제공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변호사 최모(39)씨가 구속 상태로 28일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 5부(부장 천대원)는 이날 최씨에 대해 강요, 협박, 공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업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쯔양의 과거 사생활 및 각종 의혹 등을 폭로할 것처럼 그를 협박하고, 사이버 레커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구속기소)에게 쯔양의 과거 정보를 넘겨 구제역이 쯔양으로부터 5500만원을 뜯어내는 공갈 범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또 쯔양을 위협해 언론대응 등의 명목으로 이른바 ‘위기관리PR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 명목으로 231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있다. 그는 이 계약의 업무상비밀에 해당하는 쯔양의 과거 정보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누설한 혐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최씨의 범죄는 쯔양의 전 남자친구이자, 전 소속사 대표이기도 한 이모씨를 2021년 한 민사소송에서 만나면서 시작됐다.

당초 최씨는 이씨가 제기한 소송의 피고 측 대리인으로 그를 처음 알게됐다고 한다. 그는 이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쯔양과 이씨의 혼전 동거 관련 정보 등을 구제역에게 넘겼고, 이를 주제로 영상을 만들어 이씨를 위협했다.

최씨는 한 언론사에서 법률전문기자로도 활동했는데, 그는 이 신분을 이용해 이씨에게 불리한 기사를 작성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최씨는 나아가 이씨와 법률자문계약까지 체결했고 이씨는 결국 이 소송을 취하했다.

유튜버 '쯔양'. /유튜브

최씨는 이때부터 이씨의 자문변호사로 친분을 맺어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그러다 쯔양이 이씨를 폭행 등 여러 혐의로 민·형사 고소하자, 이 사건을 맡아 대응했다.

그러나 쯔양은 이씨로부터 합의금을 받고 소를 취하했다. 최씨는 둘 사이의 분쟁을 재발시키기 위해 지난해 2월 구제역에게 쯔양의 탈세 의혹 등 정보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구제역은 이 사건을 알리지 않는 것을 명목으로 계약을 체결해 쯔양 측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아냈다. 쯔양 측은 이씨가 구제역에게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오인해 이씨를 다시 고소한다. 이에 이씨는 형사처벌을 걱정하다가 지난해 4월 자신의 모친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최씨는 이씨가 사망해 소송대리 등의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되자, 이씨 사망 3일 후 쯔양 측을 상대로 직접 협박하면서, “내가 판매하는 탈취제를 무상으로 광고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쯔양 측이 “먹방 채널이라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자, 최씨는 법률자문계약 체결을 요구하며 ‘위기관리PR’명목으로 계약을 체결해 2310만원을 뜯어냈다.

이 사건은 지난달 10일 가세연이 “쯔양이 과거 술집에서 일했다는 것 등을 빌미로 다른 유튜버들에게 협박당했다”는 콘텐츠를 게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는데, 파장이 커지면서 최씨가 쯔양의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논란이 됐다. 이에 최씨는 마치 숨진 이씨의 지시로 구제역에게 정보를 제공한 것처럼 유서를 조작해 유포하기도 했다. 또 쯔양의 사생활 정보 등 업무상 비밀을 가세연 측에 제공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로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의뢰인의 분쟁을 유발하고, 변호사로서 각종 직업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사이버 레커를 지능적으로 배후 조정했다”고 했다.

한편, 앞서 수원지검은 쯔양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거나, 이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 주작 감별사(본명 전국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을 불구속기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