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 수사심의위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최종 처분을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결과가 나온 뒤에 한꺼번에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은 이원석 검찰총장 퇴임(15일)에 이어 추석 연휴가 끝난 뒤에 이뤄질 전망이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A4 용지 두 쪽짜리 보고서를 통해 최 목사에 대한 수사심의위 결과와 무관하게 김 여사 사건을 먼저 처분하자고 대검찰청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검은 최 목사에 대한 수사심의위 결과를 보고, 김 여사와 최 목사를 함께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디올백 공여자인 최 목사의 처분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품을 수수한 김 여사를 먼저 무혐의 처분할 경우 공정성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 한 관계자는 “총장이 임기 내에 사건을 처리하는 것보다, 원칙과 절차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당초 수사팀은 디올백을 받은 김 여사와 디올백을 건넨 최 목사 모두 청탁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고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김 여사 건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수사심의위에 회부했고, 최 목사 건은 본인이 수사심의위를 신청해 각각 따로 열리게 된 것이다.

대검 참모들의 의견은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성 담보를 위해 김 여사와 최 목사를 함께 처분하는 게 맞는다”는 의견부터 “수사가 끝났는데 시간을 끌 이유가 있느냐” “총장이 결단하면 될 일을 왜 수사심의위에 미루느냐”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김 여사 혐의는 지난 6일 수사심의위에서 참석 위원 14명 전원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할 것을 권고하면서 사실상 결론이 난 상태다. 다만 최 목사에 대한 수사심의위가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해 최 목사를 기소하라고 권고하면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이 사건 다른 피고인들의 항소심 선고(12일) 결과를 검토한 뒤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과 함께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