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 간부와 공사업체가 유착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경호처 간부와 브로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전경./조선DB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김보성)는 최근 대통령경호처 간부 정모씨와 브로커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 사기, 공갈,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사기 혐의다.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영장 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고, 결과는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이 사건은 작년 10월 감사원이 대통령실 이전 공사 과정에서 방탄유리 시공 수의계약을 따낸 업체가 공사비를 부풀린 견적서를 제출한 정황을 확인하며 불거졌다. 방탄 창호 공사 담당자인 정씨는 2022년 3월 평소 알고 지내던 브로커 김씨를 방탄 창호 설치 공사의 사업 관리자로 선정했고, 김씨는 A사가 방탄 창호를 20억4000만원에 집무실과 관저에 설치하는 공사 계약을 경호처 및 행정안전부와 체결하게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유령 회사 B사를 만들어, 실제로는 A사가 만든 방탄 창호 1억3000만원어치를 B사가 A사에게 17억원에 납품하는 계약을 별도로 체결하게 하는 방식으로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것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감사원은 공사의 원가는 4억7000만원에 불과하고, 15억7000만원은 김씨가 챙긴 것으로 봤다. 김씨는 납품 과정에서 국내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해외제품인 것처럼 속였다고 한다. 정씨와 김씨는 2008년부터 서로 알고 지내면서 식사‧여행을 함께 하는 등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뉴스1

감사원은 비위 정황을 확인하고 작년 10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작년 11월 방탄유리 시공 업체의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고, 업체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