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탈의실에서 누수 공사를 하던 남성 직원이 자신의 알몸을 훔쳐봤다며 인터넷에 악의적인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현직 40대 경찰관이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뉴스1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여성 이모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23일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 수영장에 다니던 경찰관 이씨는 2021년 9월 2일 여성 탈의실에서 누수 공사를 하던 60대 남성 직원이 실수로 자신의 벗은 모습을 보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이튿날부터 다음날 21일까지 185회에 걸쳐 직원을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A 수영장 직원이 작업을 핑계 삼아 탈의실에 무단침입해 여성 회원들의 알몸을 훔쳐봤다” “A 수영장을 폐업시켜야 한다” 등의 글을 올려 수영장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당시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그해 9월 29일 해당 직원의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지만, 이씨는 그 이후로도 비슷한 취지의 글을 반복해서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 법원은 이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가 올린 글 내용 대부분이 허위인 데다가 ‘수영장을 폐업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점 등을 근거로 비방할 목적까지 인정됐다.

1심은 “비록 직원이 피고인의 나체를 보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수리 공사를 하던 중에 우연히 본 것에 불과함에도, 피고인의 게시글은 직원이 고의적으로 여성의 나체를 보기 위하여 여성 탈의실에 있었던 것처럼 표현한 것이므로 이는 허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2심도 1심 판단에 따라 이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씨가 불복했으나 대법원 역시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