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입법조사관이 동행명령을 집행하러 10일 오후 경남 창원 명태균 씨 자택을 방문, 명 씨 가족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수사 중인 검찰은 두 사람과 관련된 녹음 파일 4000여 개를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검찰은 또 명씨와 김 전 의원 간 금전 거래 성격을 들여다보고 있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최근 대검찰청과 부산지검에서 검사 1명씩을 파견받아 명씨 관련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검사 모두 선거와 정치자금 사건에 대한 수사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선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그해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歲費) 등 9000여만원을 명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살펴보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작년 12월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에 대해 영수증 등 증빙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에 고발하고, 김 전 의원과 명씨 등 5명을 수사 의뢰했다. 명씨는 김 전 의원에게 과거 빌려줬던 돈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30일 김 전 의원과 명씨, 강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통화녹음,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강씨가 김 전 의원, 명씨 등과 통화한 녹음 파일만 4000여 개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전화 자동 녹음 기능으로 만들어진 파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명씨의 휴대전화기와 태블릿PC 등 6대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자료가 방대하다 보니 검사들이 추가로 수사팀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인은 “수사팀이 분석해서 옥석을 가려내는 데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은 명씨와 김 전 의원 간 거래가 지난 4월에 열린 총선과도 관련이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명씨의 부탁을 받은 김건희 여사의 도움으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보궐선거 공천을 받았는지, 김 전 의원이 이에 대한 대가로 명씨에게 금품을 줬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