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되면서 2021학년도 대학 입시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울 주요 15개 대학 수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16.37대 1로 집계돼 지난해(17.83대 1)보다 소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세대의 경우는 2396명 선발에 4만3281명이 지원해 지난해(16.96대1)보다 평균 경쟁률이 18.06대 1로 올랐다. 특히 논술 전형의 경우 384명 선발에 2만7137명이 지원해 70.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은 44.38대 1이었는데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논술 전형 시기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이전에서 이후로 변경되면서 경쟁률이 대폭 올랐다. 지난달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를 위한 특혜 전형이라고 주장한 연세대 수시모집의 기회 균형 전형에서 의예과는 1명 모집에 29명이 지원해 29대 1 경쟁률로 집계됐다. 치의예과는 1명 모집에 11명이 지원해 경쟁률 11대 1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캠퍼스 전경.

◇기회균형 전형이 민주화운동 특혜 전형?

일부 인터넷 카페 등에서 민주화운동 전형이 이번에 연세대에 신설됐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연세대 수시모집에 민주화운동 관련자 및 자녀가 별도 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 시기는 2012학년도 입시부터다.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5·18 민주유공자, 다자녀 가정 자녀 등이 지원가능한 사회 기여자 전형에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그 자녀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원 요건은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된 본인이나 자녀다. 올해(2021학년도) 입시에는 국가보훈 대상자, 국민기초생활 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족, 다문화가정, 장애인 부모 자녀, 벽·오지 근무경력 선교사 자녀 등이 지원하는 ‘기회균형’ 전형에 민주화운동 관련자도 지원할 수 있다. 이처럼 기회균형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이 민주화운동 관련자 외에도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5·18 민주유공자, 고엽제 후유증 유공자, 특수 임무 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다문화가정 자녀 등 10여 가지에 달해 민주화운동 관련자 자녀라고 하더라도 합격이 쉽지 않다. 입시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지원 자격의 수험생들이 동등하게 경쟁하므로 기회균형 전형을 민주화운동 자녀를 위한 특혜 전형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내년 약대 민주화운동 선발도 사실과 달라

현 고교 2학년이 내년에 치르는 2022학년도 입시에서 연세대 약대가 민주화운동관련자 전형을 신설해 특혜를 준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정부가 추진중인 공공의대 학생 선발에 시민단체 등이 관여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자, 인터넷 카페 등에는 연세대 약대가 202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민주화운동관련자를 더 뽑기 위해 기회균등 모집인원을 늘린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연세대가 2022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에서 주요사항으로 수시모집 기회균형 모집인원을 80명에서 110명으로 늘린다는 점과, 약학대학이 6년제로 전환돼 202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는다는 점 등을 차례로 안내했는데 이를 “약대 선발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를 뽑는 기회전형 모집인원을 늘리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된 것이다. 이들은 “민주화운동 관련 자녀를 약대에 더 입학시키려고 다른 수험생들의 지원 기회를 줄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22학년도 연세대 약대 수시모집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을 뽑는 별도 전형은 없다.

2022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연세대는 기존 기회균형 전형을 국가보훈대상자·기초생활수급자·농어촌 학생이 치르는 기회균형1과, 민주화운동 관련자·다문화가정·장애인 부모·선교사 가정 자녀가 치르는 기회균형2로 구분한다. 인터넷 카페에서 확산된 주장과 달리 의예과, 치의예과, 약학과, 간호학과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가 지원 가능한 기회균형2로 뽑는 인원은 한 명도 없다. 올해(2021학년도) 입시에서는 의예과 1명, 치의예과 1명, 간호학과 3명 등 민주화운동 관련자가 지원 가능한 전형의 선발 인원이 있지만, 내년에는 이 학과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 정원이 사라지는 것이다. 연세대는 “2022학년도 입시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는 기회균형2에 속해 의대·치대·약대의 수시모집(기회전형1) 선발 대상이 아니다"며 “기회전형2 선발인원이 있는 다른 학과의 수시모집에서도 민주화운동 관련자만을 위한 정원을 따로 배정한 것이 아니고 다문화가정·장애인부모 자녀 등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서류·면접 평가를 통해 선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