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들이 ‘답을 그냥 찍어도 중간 수준인 4~5등급은 받을 수 있다'며 몰렸던 ‘아랍어 로또’ 현상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23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 22일 채점 결과가 발표된 2021학년도 수능 아랍어에서 총 30문항의 답을 모두 3번으로 찍었을 경우 원점수 50점 만점에 13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로는 47점이고, 상위 60%에 들어 5등급을 받는 점수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원점수 13점은 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일본어 과목에서 6등급, 중국어·한문에서는 7등급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아랍어가 수험생들에게 유리한 이유는 평균 점수대가 워낙 낮아 상대적으로 상위 등급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아랍어는 지난해 수능에서도 모든 답을 1번으로 찍었을 경우 4등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어가 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과목으로 알려지면서 아랍어는 가장 많은 수험생이 선택하는 수능 과목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 응시자 5만4851명 중 3만8157명(69.6%)이 아랍어를 선택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아랍어 쏠림 현상은 내년 수능부터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뀌기 때문이다. 절대평가에선 원점수 50점 만점 중 45점 이상을 받아야 1등급, 25점 이상을 받아야 5등급을 받는 식이다. 이 때문에 예년처럼 낮은 점수로는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없어 ‘아랍어 로또’는 올해가 마지막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