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입시에서 전국 2·3년제 전문대 129곳 가운데 신입생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103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전문대 10곳 중 8곳이 정원 미달 사태를 겪은 셈이다. 학령(學齡) 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대가 몰락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전문대 역시 상황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2021학년도 전국 전문대학 신입생 모집 최종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국 전문대 129곳 가운데 신입생 모집 정원을 모두 채운 학교는 전체의 20.2%인 26교에 그쳤다. 작년에는 53개 대학이 정원을 다 채웠는데, 올해는 그 절반에 그친 것이다. 미달 인원은 총 2만3210명으로 작년(8391명)의 2.8배 수준이었다.

모집 정원 대비 등록 인원을 뜻하는 ‘등록률’은 지난해 평균 94.3%에서 올해 평균 86%로 8%포인트가량 줄었다. 미달률은 영남외국어대(54.3%)가 가장 높았고, 두원공대(53.3%), 김포대(49.2%), 신안산대(44.2%), 장안대(41.6%)가 뒤를 이었다. 정원을 모두 채운 대학 26곳 중 14곳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대학으로, 지역별 차이가 컸다. 서울에서는 전문대 9곳 중 6곳이 정원을 모두 채웠고 평균 등록률은 99%에 달했지만, 충남 지역 전문대 평균 등록률은 81.5%, 충북 지역 76.9%, 부산 지역은 77.3%였다. 지방 전문대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학령 인구가 줄어들면서 일반대 합격선이 크게 낮아지고 과거 전문대에 진학 가능했던 수험생들이 연쇄적으로 서울 소재 전문대나 일반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수험생들의 ‘지방 이탈과 일반대 쏠림’ 현상이 갈수록 커지는데도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서울 한 전문대 담당자는 “정부가 ‘알아서 정원을 줄이라’는 말만 하면서 전문대는 10년간 정원을 27%나 줄였지만 일반대는 8% 정도만 감축했다”며 “학령 인구 감소 쇼크의 직격탄을 가장 빨리 맞고 이제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