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육아휴직에 들어간 공기업 직원 박모(35)씨는 최근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는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은 ‘불패’일 테니 이번 기회에 자격증을 따두면 노후 대책이 될 것 같아서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 열풍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오는 30일 치러지는 32회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에는 역대 최대인 40만8492명이 몰렸다.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규모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4만5728명 늘었다. 응시생이 밀려들면서 지난 8월 접수 당일 접수 사이트가 3~4시간 동안 마비됐다. 이 때문에 일부 응시생들은 접수를 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올해 51만명) 규모를 뛰어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층이 대거 몰리면서 응시자 중 20~30대 비율이 39%에 달했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르면서 “1년에 서울 아파트 거래 2~3건만 해도 수천만 원은 거뜬히 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어난 이상 현상 중 하나다. 현행 법상 중개수수료는 법정 최고 요율(0.7%)을 기준으로 거래 당사자와 공인중개사 간 협의로 정해진다. 서울 강남·서초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집값이 비싼 지역에선 거래 1건만 해도 중개 수수료로 1000만원 이상을 챙길 수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