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확인서’를 허위 작성했다는 법원 최종 판단이 나왔는데도 서울대가 징계 절차를 미루면서 학내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전 장관이 서울대 교수직에서 직위 해제된 이후 2년간 받아온 급여는 66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조 전 장관 징계 처리 계획을 묻는 서면 질의에 “당사자인 조 교수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확인된 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조 전 장관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다음 달인 2020년 1월 교수직을 박탈당했다. 서울대는 현재 진행 중인 1심이 끝나면 징계위를 시작할 방침이다. “학내 규정에 따라 징계 의결을 요구할 때 혐의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자료, 조사·수사 기록이 필요한데, 검찰에서 통보한 공소 사실 요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대법원이 조 전 장관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판결에서 조 전 장관이 공모한 혐의까지 유죄를 확정한 만큼 징계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혐의 내용이 충분히 입증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은 정 전 교수가 조작한 딸 조민씨의 스펙 7가지 중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부산 아쿠아펠리스호텔 인턴 확인서를 허위 작성한 데 조 전 장관이 가담했다고 봤다. 정 전 교수의 최종 판결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총장님! 서울대는 왜 조국 교수 징계 안 합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확정 판결에 근거해 징계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강의 1분도 안 하고 한 달에 수백만원 타가지요? 후배들한테 부끄럽지 않아요?”라는 댓글도 올라왔다.
서울대는 조 전 장관의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결정하지 않고 2년간 급여를 주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직위 해제 이후 올해 1월까지 서울대에서 급여 6628만여원을 받았다. 월평균 276만원꼴이다. 별도 징계가 결정되기 전까진 계속 받을 수 있다. 최근 5년간 조 전 장관이 서울대에서 실제로 강의한 기간은 2016년 2학기(9~12월)뿐이다.
이는 직위 해제된 직원에게도 급여의 30~50%를 지급해야 한다는 서울대 인사 규정 때문이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 전 장관의 급여 문제가 제기되자 “인사 규정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가 이 규정을 근거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조 전 장관을 포함한 직위 해제 교원 19명에게 지급한 급여는 9억2170만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