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갈 일이 없다 보니 한 번은 지도 앱(app)을 켜고도 도서관을 못 찾아 헤맨 적이 있어요.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 큰일 나겠다 싶어 ‘캠퍼스 투어’를 신청했어요.”
작년 서강대에 입학한 김성휘(20)씨는 석 달 전 학생홍보대사 선배와 함께 학교 곳곳을 돌며 건물과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입학한 지 8개월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학교 탐방’을 한 것이다. 한동안은 “도서관에 들어가는 법도 몰랐다”고 한다. 김씨는 “대학에 들어와 이 건물, 저 건물 옮겨가며 강의를 들을 생각에 설렜는데, 작년에는 노트북으로 수업을 들어서 학교 지리도 몰랐다. 이 대학 학생이 된 게 맞는지 실감이 안 났을 정도”라고 했다.
캠퍼스가 낯선 ‘코로나 학번’(2020·2021년도 입학생)들을 위한 대학 캠퍼스 투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캠퍼스 투어는 원래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을 소개하는 견학 프로그램인데, 비대면으로만 대학 생활을 해온 1·2학년생들에게 학교 소개를 하게 된 것이다.
서강대는 작년 11월 거리 두기가 잠시 완화되자 재학생 캠퍼스 투어를 했다. 애초 1학년인 21학번만 대상으로 하려다, 학교 커뮤니티에 “20학번도 포함해 달라”는 의견이 올라와 대상을 확대했다고 한다. 투어를 진행한 학생홍보대사 김선영(21)씨는 “고등학생들에겐 전공이나 입학 정보를 많이 설명했었는데 재학생들에겐 학생 식당이나 실습 장비를 빌릴 수 있는 곳 등 실용적인 정보를 알려줬다”고 했다.
전북대는 작년에 이어 올 3월에도 신입생과 2·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캠퍼스 투어를 열기로 했다. 전북대 측은 “대학 생활을 누릴 기회가 적은 학생들을 위로하고 소속감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올해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신여대도 지난 2학기 재학생 캠퍼스 투어를 했다. 1·2학년이 대상이었는데, 이미 1년 반 동안 학교를 다닌 20학번이 40%정도를 차지했다. 중앙대에서는 지난겨울 20·21학번을 대상으로 5~7명씩 캠퍼스 투어를 하기로 하고 선착순 접수를 했는데, 예상 인원의 두 배인 250여 명이 몰리면서 성황을 이뤘다.
교육부는 지난 7일 대학 학사운영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1학기 대면 수업 운영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다만 대학 내 확진자 비율이 5% 안팎이 되면 일부, 10% 안팎이면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비교적 대면 강의와 행사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올해 2학년이 되는 고려대 권준혁(20)씨는 “1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진짜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하지만 언제 또 상황이 바뀔지 몰라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