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전혁 서울시혁신공정교육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중도·보수 진영 서울시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출된 후 수락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교육감 중도·보수 진영 단일화 기구가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을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30일 보수 성향 시민단체 3곳으로 구성된 ‘수도권 교육감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교추협)는 “단일화 경선 결과 조 위원장이 종합점수 42.93%를 얻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18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당시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인천대와 명지대에서 교수를 지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친(親) 전교조 교육감들의 교육 파괴를 중단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의 핵심 공약은 ▲혁신학교 폐지 ▲기초학력 측정·신장을 위한 학력평가 강화 ▲포괄 예산제를 통한 학교 자율성 강화 ▲학부모 참여 의사결정 플랫폼 ‘서울교육아고라’ 구축 ▲학생인권조례 폐지 및 학생권리의무장전 제정 등이다.

당초 이번 경선에는 5명의 출마 예정자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 교수가 지난 19일 교추협이 추진하는 단일화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고 29일 박선영 전 국회의원이 사퇴하면서 조 위원장과 이대영 전 서울시 부교육감,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 3명이 남아 겨뤘다. 이 전 부교육감과 최 전 교육의원은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했다.

이날 결과는 리얼미터·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서울시민 여론조사(60%)와 선출인단 투표(40%)를 합산해 이뤄졌다. 교추협은 “선출인단 투표에서 조 위원장이 다른 후보들보다 최소 3배 이상 득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선출된 조전혁 위원장이 오는 지방선거에서 보수 단일 후보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교추협이 특정 후보와 유착 관계라며 중간에 이탈한 조영달 교수가 독자 출마할 가능성이 크고 ‘탈이념’을 표방한 또 다른 단체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서리본)가 공모를 받아 오는 5일 중도·보수 후보를 추대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조영달 교수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교추협이 불공정하게 단일화 과정을 진행하더니 결국 ‘반쪽짜리 단일화’라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번 단일화는 원천 무효”라고 했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선 중도·보수 진영에서 조 교수와 박선영 전 의원이 각각 출마해 표가 갈렸다. 박 전 의원은 36.15%, 조 교수는 17.26%를 얻었는데, 두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당시 조희연 교육감의 득표율(46.58%)을 넘기 때문에 두 후보가 단일화했다면 승산이 있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조 교수는 “국민들과 서울 시민들이 열망하는 떳떳한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재(再)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조전혁 위원장은 이날 “시민들이 참여한 경선에서 승리한 중도·보수 단일 후보는 저 하나”라고 말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조희연 교육감의 재출마가 유력하다. 다만 조 교육감이 ‘전교조 특채’ 문제로 검찰에 기소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조전혁 위원장은 “조 교육감은 인사 비리 때문에 3선해도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지 모른다”며 “현명한 서울시민이 그런 리스크 있는 후보를 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