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를 수정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조씨가 2010년 대학 입시에 활용한 ‘허위 스펙’이 생활기록부에서 수정·삭제되면 조씨의 고려대 입학 취소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씨가 졸업한 한영외국어고등학교는 지난달 23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고 조씨의 생활기록부 정정 여부 심의를 위한 법률과 절차를 논의했다. 교육부 훈령에 따르면 객관적인 증빙자료가 있는 경우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정정할 수 있다.
지난 1월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부정 혐의를 유죄로 확정한 대법원 판결에 따른 조치다. 대법원은 조씨가 대학 입시 등에 활용한 이른바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확인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확인서, KIST 인턴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부산 A 호텔 인턴 확인서 등이다. 이 가운데 한영외고 생활기록부에 반영돼 2010년 고려대 입학 때 활용된 것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확인서 등 4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월 초 한영외고에 공문을 보내 생활기록부 정정 심의 절차를 안내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한영외고는 지난달 8일 대법원에서 판결문을 송달받았고 판결문을 토대로 2022학년도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처음 개최한 것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한영외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 학부모 등 외부위원을 위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학교장과 교직원 등 내부위원 9명으로만 구성돼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황보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에서 “입학성적관리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외부인의 위원회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황보 의원은 “조씨의 ‘허위 스펙’이 대법원 확정 판결로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조속히 학생기록부를 수정해야 한다”며 “학부모 등 외부인 참여를 통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의 한영외고 생활기록부 내용이 바뀌면 고려대 입학 취소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지난해 8월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검토하고 있으나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부산대는 5일 오후 교무회의에서 조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여부를 최종 확정하고 당사자인 조씨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부산대가 작년 8월 24일 조씨의 입학을 취소하는 예비행정처분을 내린 지 7개월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