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지난 2년간 막혔던 수학여행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서울 학교 3곳 중 1곳꼴로 올해 수학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월 초·중·고·특수학교 1347곳을 조사했더니 432곳이 올해 소규모 테마형 교육여행(수학여행)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등학교는 절반 이상(58%)이 1박2일 이상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부터 서울에서는 한 학교도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다.
올해 수련회와 수학여행을 계획하는 학교가 늘어나자 교육청은 지난 2월 각 학교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 숙박이 포함된 활동은 한 번에 100명 미만으로 운영하라고 공지했다. 교내 코로나 유행 상황이 안정돼 대면 수업 등 모든 교육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때만 실시하고, 4월까지는 최대 1박 2일, 5~7월에는 2박3일까지만 갈 수 있도록 했다. 또 여행 중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방안을 사전에 수립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확진자를 격리시설·병원으로 이송할 방법이나 여행지에서 머물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대책을 미리 마련하라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수학여행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초·중·고 639곳 중 236곳(37%)이 올해 숙박 형태의 수학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과 경기도교육청에도 ‘올해 수학여행을 실시해도 되느냐’는 문의가 이어져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만 학교들이 계획한대로 수학여행을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도교육청 지침에 따라 학교에서 1박 이상 단체 여행을 가려면 학부모의 70~80%(국외 여행은 90%) 이상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의견은 엇갈린다. 고2 아들을 둔 권모(49)씨는 “작년 중학교 졸업식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2년간 학교 생활에 추억이 될 만한 게 없었다”며 “방역 조치도 점차 해제되는데 일생에 한 번뿐인 고등학교 수학여행은 보내고 싶다”고 했다. 반면 “학교에서 수학여행 설문조사를 하는데 선뜻 동의하지 못하겠다” “단체 여행은 시기상조”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