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2가 치르는 202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신입생 모집 인원이 올해보다 5000명 가까이 줄어든다. 비수도권 지역 대학들이 학생 수 감소에 대비해 정원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가 26일 공개한 ‘2024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196곳의 모집 인원은 34만4296명으로, 올해 고3이 치르는 2023학년도 입시보다 4828명 감소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대학은 525명 늘린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5353명을 줄였다. 전체 모집 인원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37.7%에서 38.4%로 늘었다. 장경호 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은 비수도권 대학이 자체 구조 조정으로 정원을 줄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고2 학생 수는 41만3882명으로 고3(43만9510명)보다 2만5628명 적다.
전국적으로 수시로 27만2032명(79%)을 선발하고, 정시로 7만2264명(21%)을 뽑는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은 정시 비율이 역대 최저인 11.9%를 기록했다. 수시 모집은 전형 시기가 이르고 수시로 합격하면 정시로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수도권 대학 정시 비율은 소폭 늘어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도권은 정시, 비수도권은 수시’ 현상이 양극화됐다”며 “자칫 ‘정시 비율이 높은 대학은 좋은 대학, 수시 비율이 높은 대학은 안 좋은 대학’이라는 공식이 공고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 16곳의 정시 선발 인원은 2만1986명이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부정 의혹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이 도마에 오르자 정부가 정시 비율을 40% 이상으로 높이라고 권고한 곳으로, 2024학년도에도 평균 42.2%의 학생을 정시로 뽑는다.
이 대학들의 정시 비율은 당분간 40%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정시 비율을 현행에서 더 확대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대입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시 비율을 일정 정도 확보할 방침이지만 서울 주요대의 정시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지역 대학에 수시 지원이 위축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부모 찬스’ 논란이 컸던 학종 모집 인원은 전국에서 2032명 줄어든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학종에서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된다. 교내 수상 경력과 학교 밖 봉사 활동 기록을 제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