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박선영, 조영달, 조전혁

6·1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 등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중도·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박선영(21세기교육포럼 대표)·조전혁(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예비 후보는 재(再)단일화에 동의했으나 방식을 두고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다만 ‘3자 단일화’를 거부해왔던 조영달(서울대 사범대 교수) 예비 후보는 11일 “후보 등록 전 두 후보와 각각 일대일로 만나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박선영·조전혁 예비 후보에 따르면 이날 양측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만나 단일화 방식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측은 기존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전날 박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 시한(13일 오후 6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여론조사를 하기에는 촉박한 만큼 이미 치러진 조사를 갖고 후보를 결정하자고 했다. 현재까지 나온 대부분 여론조사에서는 박 예비 후보가 앞선다. 그러자 조 예비 후보는 “기존 조사 결과로 결정하자는 건 사실상 일방적으로 사퇴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새롭게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르자”고 주장했다. 이날 만남에서 조 후보는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100% 반영하자는 주장을 고수한 반면 박 후보는 그동안 나온 여론조사와 새 여론조사 결과를 50%씩 합산해 지지도가 높은 사람을 단일 후보로 결정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조영달 예비 후보는 두 후보와 각각 만나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먼저 단일화를 해 오면 승자와 최종 단일화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후보 등록이 끝난 후에도 단일화가 이루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단일화가 후보 등록 마감 전에 끝나지 못하면 실현 가능성은 더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용 때문이다. 후보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기탁금 5000만원을 내야 하는데 중도 사퇴하면 이를 돌려받을 수 없다. 단일화 성사를 100%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후보 등록 후 공보물·포스터 제작 등 선거 준비를 할 경우 수억 원이 들어가는데 이 비용 역시 사퇴 시 보전받지 못한다.

지난 2014·2018년 선거에서도 보수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나선 조희연 현 교육감이 당선된 바 있다. 이재곤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해도 현직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텐데, 서울 교육 교체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지는 길로 가고 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