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자살 등 극단적 시도로 응급실에 실려오는 10대 청소년이 최근 4년 새 두 배로 늘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경희대학교병원·서울의료원 공동 연구팀이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응급실에 온 14~19세는 2019년 3892명으로 2016년 1894년에 비해 2.1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19세 인구 10만 명당 건수로 환산해보면 2016년 57.5건에서 2019년 135.5건으로 매년 35.6%씩 증가했다. 남성 청소년(18%)보다 여성 청소년의 연간 증가율(46.3%)이 높았다. 또 중학생의 연간 증가율(51.1%)이 고등학생(27%)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극단적 시도를 하는 청소년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2019년 4년간 극단적 시도 후 응급실에 온 14~19세 청소년 1만1462명 중 3006명만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456명은 집으로 돌아갔는데, 이 중 38.2%(3231명)는 의사의 권고가 아닌 자발적인 퇴원이었다. 추가적인 치료나 의학적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거부한 것이다. 자의 퇴원은 2016년 447건이었으나 2019년에는 1219건으로 2.7배 늘었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최근 SNS 활용이 늘면서 청소년들이 자해 등을 미화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자주 접하게 될 뿐만 아니라, 또래 아이들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박탈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들의 자해와 자살을 줄이기 위해선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청소년들의 문화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