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 초·중·고교에서 화변기(和便器·쪼그려 앉는 변기)가 내년까지 전부 사라진다. 8년 넘은 낡은 책상·의자도 새것으로 바뀐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추가경정(추경)예산 중 392억원을 들여 서울 초·중·고 1055곳에 남아 있는 화변기 2만3057개를 모두 양변기로 교체한다고 4일 밝혔다. 현재 서울 초·중·고 변기 9만여 개 중 25%가 화변기. 그동안 일부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가정에선 거의 사라진 화변기에 익숙하지 않아 학교에서 용변을 참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러자 학생 수가 줄어드는 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늘어 교육청마다 재정이 풍족해졌는데 화변기 교체 등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화변기를 교체하려 했다. 그런데 올해 예산이 초과 세수로 갑자기 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올해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3조5231억원 더 들어왔는데 대부분(2조7191억원·77.2%)을 적립하려 하다가 시의회에서 “여유 재원을 기금에 쌓아두기보다 낡은 교육 시설을 개선하는 데 써야 한다”고 지적하자 예산안을 수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에 화변기 외에도 낡은 책상·의자 교체에 99억원을 쓸 예정이다. 교체 대상은 산 지 8년 넘은 낡은 책상·의자 9만8624개다. 이와 함께 113억원을 들여 초등학교 교실 청소를 청소 전문 업체에 맡긴다. 전에는 수업을 마치면 ‘청소 당번’ 학생들이 교실을 정리하고 청소했지만, 학생들이 방과 후 수업이나 학원에 가야 한다는 사정으로 담임교사가 청소를 대신 맡는 학교가 많았다. 그동안 교원단체들이 “교사들이 수업에만 집중하게 해 달라”며 청소 예산 확대를 요구해왔고 이번에 반영됐다.
서울 외에도 전국 초·중·고에 화변기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라 다른 시도 교육청들도 교체 작업에 하나둘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전국 초·중·고 화변기 비율은 21.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