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공립 초등학교 교사 선발 인원이 올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저출산과 인구 유출로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초등교사 정원도 줄고 있는데 교대 입학 정원은 10년째 그대로여서 ‘임용 절벽’ 문제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23년도 공립 초등교사 임용 후보자 선발 시행 계획 공고를 취합해 14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내년 전국의 공립초 교사 선발 규모는 3561명으로 올해(3758명)보다 197명 적다. 경기(1531명)와 제주(107명)는 올해보다 각각 38명, 42명 늘지만 대구는 올해 50명에서 내년 30명으로, 전남은 200명에서 163명으로 줄어든다.
서울에선 올해(216명)의 절반 수준인 115명을 뽑기로 해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서울시교육청은 2017년까지 신규 초등 교사를 800~900명씩 뽑다가 2018년 385명으로 대폭 줄였다. 이후 2019년 370명, 2020년 370명, 2021년 304명, 올해 216명으로 계속 줄다가 내년에는 100명대로 떨어지는 것이다. 서울교대의 지난 2월 졸업생은 389명이다. 이 중 최소 70%는 서울 지역 초등교사로 임용되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줄어드는 학생 수에 맞춰 교사 정원을 줄이는 게 정부 기조다. 하지만 전국 교대 입학 정원은 2012년부터 그대로다. 이 때문에 임용시험 경쟁률이 치솟고, 합격하고도 발령을 못 받는 ‘임용 적체’가 심각하다. 지난 2월 서울시교육청 초등 임용시험에 통과한 216명 전원은 3월에 제때 발령을 받지 못했다. 작년 합격자 중에서도 54명이 최근까지 미발령 상태였다. 이달 인사에서 작년 합격자 전원과 올해 합격자 일부가 발령이 나면서 임용 대기자가 186명으로 줄긴 했으나 내년에도 미발령 현상은 반복될 전망이다. 내년 정년퇴직 예정인 서울 초등교사는 134명이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이날 “여전히 전국 초·중·고교 학급 23%는 학생 수 28명 이상 과밀학급”이라며 교사 선발 인원 축소 방침에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학생 수 감소세가 가팔라 교사 공급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밀학급 해소와 기초학력 보장 등 교사가 더 필요한 부분을 발굴해 행정안전부와 교원 정원을 협의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 현재 규모를 유지하거나 더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 대상인 2015년 출생아는 43만8000여 명이었으나 2028년에 입학하는 2021년생은 26만여 명으로 40.5%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