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 신입생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고교 출신 비율이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으며, 전체 10명 중 1명은 서울 강남·서초구 고교를 나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반면 수도권 쏠림을 막는다는 취지로 운영되는 ‘기회균형’ 선발 규모는 다른 대학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서울대 신입생 현황(해외 소재 고교, 검정고시 제외)을 분석한 결과 올해 입학한 3396명 중 10.4%(353명)는 서울 강남·서초구 고교를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에 합격한 10명 중 1명이 전체 고3 학생의 2.1%에 불과한 두 구(區) 출신인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수도권 고교를 나온 학생이 3명 중 2명(64.6%)으로, 2018년 이후 가장 많았다. 작년 수도권 고3 학생은 전체의 48.7%였다.
전국 학생을 고르게 선발한다는 취지로 도입한 ‘지역균형선발’ 전형에서도 수도권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균형전형은 전국 고교에서 2명씩 추천받아 서류·면접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 중 하나다. 올해 합격자는 659명이었는데 이 중 334명(50.7%)이 수도권 고교를 나왔다. 수도권 고교(831곳)는 전국 고교 2375곳 중 35.0%인데, 합격자 배출 비율은 더 높았다.
지역균형 전형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교육 격차가 크기 때문이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본다. 먼저 학종 서류와 면접을 준비하거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기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교육 기관이 서울에 몰려있는 영향이 크다. 강남 등 서울 유명 학군은 학원뿐 아니라 학교도 서울대 학종을 지도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소득이 높고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큰 부모들이 주변에 학원이 많고 서울대 진학지도 노하우가 쌓인 강남 고교에 자녀를 보내기 때문에 쏠림이 매년 심화된다”고 했다.
게다가 서울대는 저소득층이나 농어촌(읍·면) 학생을 위한 특별 전형인 ‘기회균형’ 전형의 문이 다른 대학보다 좁다. 올해 서울대 기회균형 전형 합격자는 전체 신입생의 5%(176명)로, 국립대 평균(19.6%)을 크게 밑돌았다. 서울대 측은 “지역 국립대는 기회균형 중에 해당 지역 고교 졸업생을 일정 비율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이 있어서 서울대보다 더 많이 뽑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의 기회균형 선발 비율은 사립대인 고려대(10.0%)와 연세대(8.4%)보다도 낮았다. 교육부는 2024년 신입생부터는 모든 일반대가 반드시 전체 입학정원의 10% 이상을 기회균형 전형으로 뽑도록 지난해 시행령을 고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