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중·고교생 자원봉사가 매년 줄어 4분의 1 수준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입학 전형에 개인 봉사활동을 활용할 수 없도록 정부가 제도를 바꾼 데다 코로나까지 덮친 탓이다.
24일 행정안전부의 1365 자원봉사포털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711만489명에 달했던 14~19세 봉사자(중복 포함)는 작년 189만1056명으로 73.4% 줄었다. 전체 봉사자 중 14~19세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9년 24.4%에서 작년 13.9%, 올해는 9.3%까지 떨어졌다.
중·고교생 봉사가 특히 위축된 것은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기도 하지만 2019년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 개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당시 교육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가 불거지자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통해 2024학년도부터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개인 봉사활동 실적은 대입 전형 자료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서울 성동구자원봉사센터 담당자는 “2019년 대입 개편 이후로 학교에서 권장하던 개인 봉사활동 시수가 줄거나 없어지며 학생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했다.
지역 복지시설과 자원봉사센터 등 자원봉사 수요 기관에서는 청소년 봉사자들의 손을 빌렸던 프로그램이 속속 사라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장은 “보통 한 해 50~60명의 고교생 봉사자들이 찾아와 초등학생 대상 멘토링을 해줬었는데, 올해는 한 명도 오지 않아 아예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학생 때 봉사를 해보지 않으면 사회 전반에 ‘봉사의 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봉사가 형식적인 경력 쌓기에 그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할 사람만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는 건 더 옳지 않다”며 “중·고교생 때 봉사로 나눔을 경험해 보고 자발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설계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