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있는 학교 부지에 도서관·주차장·체육시설을 만들어 학생과 지역 주민과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정부 사업이 부산 개성고에서 시작된다.

교육부는 10일 부산시·부산교육청·부산진구청 등 관계 기관과 함께 ‘학교 복합 시설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학교 시설 복합화 사업은 교육부가 지난 5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핵심 정책 10개 중 하나다. 학교 남는 땅에 지역 주민도 함께 사용하는 시설을 만들면 학생 수 감소로 통·폐합된 학교 시설을 활용할 수 있고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학교 시설 복합화는 전에도 있었지만 주로 지자체와 교육청에 맡겨져 있다 보니 활성화가 안 됐다는 평가. 교육부는 앞으로 초·중·고교, 대학 등에 남는 시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중앙정부가 예산도 투입하는 등 직접 학교 시설 복합화에 나서기로 했다.

첫 사례가 된 부산진구 당감동 개성고교는 학교 전체 부지가 8만2456㎡(약 2만5000평)에 달한다. 원래 부산 번화가인 서면 롯데백화점 자리에 있었는데 1989년 현재 위치로 옮기면서 넓은 땅에 신축됐다. 현재 야구장·운동장 등을 제외하고도 1만3000㎡(약 4000평) 정도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교육부와 부산교육청 등은 앞으로 개성고의 놀고 있는 땅에 도서관이나 주차장·수영장 등 복합 체육 시설을 지어서 낮에는 학생들이 사용하고, 일과 이외 시간에는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2024년 착공해 2026년 개관을 목표로 진행한다. 교육부는 특별교부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이번 협약은 윤석열 정부가 지역을 살리기 위해 국회, 중앙정부, 광역·기초 지자체, 시도교육청까지 힘을 모으기로 한 최초의 사례”라면서 “개성고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학교 시설 복합화가 확산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자료=교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