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 정시 모집에서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학과가 전국 26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 ‘0명’인 학과는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서 나왔다.

10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 최종 경쟁률을 공개한 전국 208곳 일반대를 분석한 결과, 대학 14곳의 26개 학과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문 계열 학과가 16개, 자연 계열이 10개였다.

정시 원서를 하나도 받지 못한 학과는 2020학년도에 3곳(모두 인문 계열), 2021학년도 5곳(인문4·자연1) 정도였지만, 2022학년도 23개(인문 14·자연 9)로 불어났고 올해는 이런 학과가 3년 전의 8배 이상으로 뛰었다.

지원자 0명인 학과들은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 있었다. 경북 지역 대학에서 10개로 가장 많았고 경남(4개), 전남(4개), 부산(2개), 충남(2개), 충북(2개), 강원(1개), 전북(1개)에도 있었다.

모집 인원으로 따지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작년에는 지원자가 없는 23개 학과에서 모집하려 했던 정원이 258명이었다면, 올해는 26개 학과, 445명이었다. 이에 따라 최종 미충원 사태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경북 A대학에서는 에너지 관련 학과에 정시로 64명을 모집하려고 했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고, 전남 B대학 군사학과는 23명을 뽑을 예정이었지만 정시에서 한 명도 못 뽑게 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 학과 중 일부는 수시에서도 지원자가 0명이었다”며 “사실상 학생을 선발할 역량을 잃은 곳이 최근 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