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임용고시 합격한 유치원 교사를 제일 골칫거리로 생각한답니다. 공무원 신분은 유지하되 교사로서 지위를 박탈하는 수순으로 간다네요. 시위 나가야 할 것 같아요. 널리 퍼뜨려주세요.”
지난 5일 경남 지역 유치원 교사들이 모인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유보(유치원·어린이집) 통합’ 추진 계획을 둘러싸고 최근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현실성 없는 유보통합 반대 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6일 5만명을 넘어서면서 국회 교육위원회로 회부됐다. 국회 청원이 올라온 후 30일 안에 5만명 이상 동의하면 해당 상임위가 검토하게 돼 있다.
특히 유치원 교사들을 중심으로 유보통합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유치원 교사가 되려면 전문대학 이상 유아교육과를 졸업해야 하지만 어린이집 보육 교사는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서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유치원 교사들은 자격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육교사와 같은 처우를 받을 수 없다며 반대한다. 문제는 정부 유보통합 추진 방안에 없는 뜬소문이 기정사실처럼 유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유치원 방학도 없어지고 교사들한테 주 69시간 애만 보라고 한다’는 식이다. 교육부는 “주 69시간 근무는 사실 무근” “통합 이후에도 국공립 유치원 교사의 교육공무원 신분이 유지된다” “교사 양성·자격 체계를 어떻게 개편할지는 앞으로 정해나갈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전교조 유치원위원회는 오는 12일 용산에서 ‘유보통합 전면 철회’ 집회를 예고하고 전국 유치원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영유아 학부모가 모인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와 블로그 등에는 전교조 가입·집회 신청 링크가 “정부가 1년 교육만으로 유치원 교사를 할 수 있게 자격을 주려고 한다” 같은 허위 정보와 함께 돌고 있다.
교육부가 교사 자격 기준과 양성 체계를 어떻게 개편할지 로드맵을 내놓지 않은 탓에 현장 교사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아교육계 관계자는 “괴담 수준의 허위 사실로 어렵게 튼 유보통합의 물꼬가 막힐까 우려된다”며 “유보통합추진위원회가 공식 의견 수렴 절차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