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가 줄면서 비어가는 학교들이 늘고 있지만, 예비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사대 정원은 그만큼 줄지 않아 이들 교원 양성 대학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 교사를 배출하는 교대 정원은 10년 넘게 줄지 않고 있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10개 교대와 제주대·교원대·이화여대 초등교육과 등 13개 초등 교원 양성 기관 총 입학 정원은 3847명이다. 2000년 4945명에서 2005년 6225명으로 증가했다가 2012년 3847명으로 줄어든 정원이 올해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렇게 교대 모집 정원은 그대로인데 새로 임용하는 초등 교사 인원은 급격히 줄어 ‘임용 절벽’이 깊어졌다. 올해 전국 공립 초등 교사 선발 인원은 3561명으로, 2013년 7387명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서울 초등 교사는 2017년까지만 해도 신규로 800~900명씩 뽑았지만, 올해 합격자는 114명뿐이다. 작년 합격자(216명)와 비교해 반 토막이다. 초등 교사 임용 시험 경쟁률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서울은 지난해 3.6대1을 기록했던 초등 교사 경쟁률이 올해 4.6대1로 올라갔다. 중·고교 교사를 배출하는 사범대 사정도 마찬가지다. 2021학년도 전국 사범대 모집 정원은 8884명. 1만명이 넘었던 2011학년도 이전에 비해선 줄었지만 여전히 학생 수와 교원 수 감소를 못 따라가고 있다. 올해 서울 공립 중등(중·고교) 교사 임용 경쟁률은 8.5대1이었다.
교대·사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지만, 제대로 되진 않았다. 교대는 종합 대학과 통폐합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통합에 성공한 곳은 2008년 제주대와 제주교대뿐이다. 이마저도 학교 시설만 형식적으로 통합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사범대 구조조정 역시 추진하고 있지만 해당 대학·학과 동문들과 재학생들 반발로 주춤하고 있다. 한국교원대는 2015년 독어·불어·중국어교육과를 단일 학부로 통폐합하려다가 내부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교육계에선 매년 학생 수가 급감하는 만큼 교사 정원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무조건 교사 정원을 줄이는 데는 반대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고, 학생 개인별 맞춤형 수업을 하기 위해선 교사가 지금 수준으로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는 “교원 수급 문제가 심각한 만큼 사범대 학생들을 가르칠 때 ‘교사 말고 다른 진로도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조언까지 하고 있다”며 “대학 눈치를 보느라 교대·사대 구조조정을 계속 미뤄선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