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 모집에 합격한 뒤 등록을 포기한 학생이 14일 현재까지 119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142명 증가한 규모다. 연세대 이공계 일부 학과는 1차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하기도 했다. 입시 업계에선 문·이과 교차지원과 의대 선호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종로학원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정시 모집 추가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이날 기준 전체 3개 학교의 총 모집 정원 4660명 중 1198명(25.7%)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까지 서울대와 연세대는 2차까지, 고려대는 3차까지 정시 추가 합격자를 발표했다.
학교별 추가 합격자는 연세대가 596명(모집 정원의 35.6%)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 468명(28.5%), 서울대는 134명(10%)이 추가 합격했다. 지난해 같은 차수에 비해 서울대는 16명 줄고 연세대와 고려대는 각각 30명, 96명 늘었다.
1차 합격자 전원에 일부 추가 합격자까지 이탈한 학과도 있다. 정시에서 34명을 모집하는 연세대 컴퓨터과학과는 이날까지 38명의 추가 합격자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채용이 보장되는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도 10명 모집에 11명 추가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 2개 학과는 지난해에도 정시 모집 인원보다 추가 합격자가 많았다. 등록을 포기한 합격생 중 상당수는 의학 계열에도 합격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부가 반도체 육성 정책을 강화하고 대기업 계약학과를 설치하더라도 의대 이탈을 못 막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3개 학교 추가 합격자 추세에서 나타난 또 다른 특징은 인문계가 자연계보다 추가 합격자 비율이 더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인문계 추가 합격자는 지난해보다 9.1%(44명) 늘어난 반면 자연계는 7.2%(42명) 증가했다. 이과생들이 인문·사회 계열에 교차 지원해 합격하고도 다른 대학 이공 계열에 동시 합격하며 이탈한 경우가 상당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은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등록 포기자가 증가한 만큼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추가 합격 인원도 연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3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 추가 합격자 발표는 16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지난해 서울대와 연세대는 3차, 고려대는 5차까지 추가 합격자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