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인문계열에 지원한 과학탐구 응시생이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입시업체 분석이 나왔다.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도입 2년째 들어, 이과생이 대학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20일 진학사가 자사 모의지원 서비스에 지원 대학·학과(학부)를 입력한 수험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문계열에 지원한 9만147건 가운데 2만4379건(27.0%)이 수능 ‘과학탐구’ 응시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문계열 지원 중 이과생 비율은 지난해 25.9%(9만3455건 중 2만4183건)보다 올랐다. 문·이과 통합수능이 도입되기 이전인 2021학년도는 이 비율이 0.8%에 그쳤다.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은 서울 지역 상위권 대학에서 특히 많이 이뤄졌다. 서울대는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의 53.8%가 이과생이었다. 지난해 44.8% 대비 9%포인트 올라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실제 올해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정시 최초 합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과생이었다.
연세대 인문계열의 이과생 교차지원 비율도 52.3%에서 올해 67.4%로 크게 뛰었다. 반면에 고려대(50.40→46.77%), 서강대(74.63→75.79%), 한양대(67.87→61.46%)는 이과생 교차지원 비율이 감소했다.
특히 성균관대는 지난해 27.0%에 이어 올해 23.4%로, 주요대 가운데 유일하게 이과생의 교차지원 비율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성균관대는 문·이과 통합수능이 처음 도입된 지난해부터 사회탐구 과목의 ‘변환 표준점수’(대학이 자체 보정한 점수)를 높게 설정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성균관대는 견제 장치를 통해 과학탐구를 응시한 뒤 인문계열에 교차 지원하면 불리하다는 시그널을 뚜렷하게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