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아대가 전국 최초로 만 65세까지 정년을 보장하는 산학(産學) 전임교수를 두 명 영입했다. 이론 연구 대신 산학협력을 주로 맡는 산학협력중점교수는 다른 대학들에도 있지만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채용하는 건 이례적이다. 대부분 대학은, 산학협력 교원들은 박사 학위가 없거나 최신 연구 논문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고 처우가 낮은 비전임교원 또는 비정년트랙으로 선발한다.
6일 동아대는 심대용(54) 전자공학과 교수와 김병철(60)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를 ‘산학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지난 1일 임용했다고 밝혔다. 전(前) SK하이닉스 부사장인 심 교수는 28년 동안 자동차·스마트폰·AI 등에 관련된 반도체 업무를 해온 전문가다. 김 교수는 34년간 세계적 인증 기관인 DNV와 TUV NORD 등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의 기능 안전과 사이버 보안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
두 교수는 동아대가 연구 논문 대신 석사 학위 이상의 학력과 20년 이상의 산업체 및 관련 경력만을 보고 선발한 인재들이다. 오랜 실무 경험을 가진 교수들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해, 졸업 후 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취지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대학 교육과 산업 현장 사이 괴리감 때문에 신입 사원 재교육을 하는 데 과도한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야 한다는 불만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이번에 선발된 두 교수는 승진도 논문 실적 대신 연구비·기술료 등 산학협력 실적과 학생 취업 실적으로 평가받게 된다”며 “현장이 원하는 실무 중심 교육을 하려면 산학협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모셔야 했고, 고용 안전성과 처우까지 보장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