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반도체 웨이퍼의 표면을 검사하고 있다. /뉴스1

대학이 별도의 계약학과를 신설하지 않고도 기존 일반학과 안에 ‘계약정원’을 추가해 기업과 채용 연계형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또 계약학과는 대학 전체 입학정원의 20% 이내로 뽑도록 제한이 있지만 첨단 분야에 한해 50%로 늘어난다.

교육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등 인력 공급이 시급한 첨단 분야는 일반학과 정원을 20% 이내에서 한시적으로 늘려 채용연계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계약정원제’ 도입이 핵심이다. 학과 신설은 전임교수 채용 등 과정이 복잡하고, 한번 만든 학과는 폐지하기 어려워 대학이 빠르게 바뀌는 산업계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예컨대 A대학이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연계 교육과정을 의뢰받으면, 기존에 있는 일반 반도체학과나 전자공학과 안에 해당 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정원을 별도 선발해 교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교육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계약학과 관련 규제를 여럿 완화했다. 그동안 계약학과는 대학 전체 입학정원의 20%까지만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AI, 빅데이터, 차세대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분야 계약학과는 50%까지 늘릴 수 있다. 대학이 둘 이상 기업과 함께 하나의 계약학과를 만든 경우, 지금은 수험생이 기업들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서 지원하도록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둘 이상 선택해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비(非)수도권 지방대에 첨단 분야 계약학과를 신설할 때에 한해 기업이 교육과정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의 절반 이상을 내야 하는 제한도 풀었다. 지역 중소기업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계약학과 신설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첨단 분야 계약학과가 수도권 대학으로만 몰리는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다만 대학 부담금이 늘어나더라도, 학생이 수업료로 내는 금액이 운영 비용의 절반을 넘어서는 안 된다.